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생각의 거미줄

"들으셨도다" 본문

성서 산책

"들으셨도다"

夜虹 2015. 2. 28. 01:41

이번 주일 예배의 초대의 말씀(총회 공동성서정과에 따라), 시편 22편을 읽다가, 24절에서 갸우뚱. "그는 곤고한 자의 곤고를 멸시하거나 싫어하지 아니하시며" (개역개정) 곤고한 자의 곤고를 싫어하지 아니한다? 싫어하지 않는다, 의 주체는 하나님일테고... 곤고라는 표현이 일상적인 용어가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느낌이 다가오지 않는데... 공동번역을 보니 아하. "내가 괴로와 울부짖을 때 귀찮다, 성가시다 외면하지 않으시고" (공동번역)

 

누군가 내게 뭘 간절히 요청할 때 그의 사정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그의 말이 귀찮고 성가시게 들릴 때가 종종 있는 법. 그러나 하나님의 귀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말. 참으로 인간적이면서도 동시에 비인간적인(inhumane) 면모!! 마음이 맑다는 뜻일까. 마음이 텅 비어 있으면 아무 것도 성가시지 않게 들리나 마음에 갖가지 잡동사니들이 들어 앉아 있으면 모든 것이 성가시게 들리니. 그래서 팔복의 첫 마디,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공동번역의 옮김이 훨씬 와 닿는다 싶은데, 그 다음 구절은 전세가 역전. 개역개정에서는 24절의 그 다음 문장을 그대로 살렸으나 공동번역은 탈락시켰다. 종교 체험에 대한 매우 고전적인 표현이면서도 심리학적 차원에서 고려했을 때 꽤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는. "그의 얼굴을 그에게서 숨기지 아니하시고 그가 울부짖을 때에 들으셨도다" (개역개정) "들으셨도다." 경청. 소통. 관계. 공감. 영성. 생태적. 마음이 깨끗함(purity in heart). 긴 전깃줄에 발가락을 걸친 여러 마리의 참새들처럼 동일어군에 속하는 말들.

 

 

'성서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모에게 버림받은 자의 시편  (0) 2015.02.19
하나님의 정치의 담지자  (0) 2015.02.17
허풍선이 아저씨  (0) 2015.02.17
착한 아이 컴플렉스를 가진 사람에게  (0) 2015.02.16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