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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거미줄
어딘가를 향하여 길을 갈 때 가끔 의심이 드는 때가 있습니다. ‘이 길이 맞는 길인가?’ ‘이 건물을 지나는 게 맞는 건가?’ 하고 말입니다. 신앙생활의 긴 여정에서도 이처럼 의심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특히 체험(experience)의 영역에서는 더욱 더 그러합니다. 요즈음 기도하려고 눈만 감으면 뭔가 희끗희끗한 게 보이는데 내가 뭔가 잘 못하고 있는 건지… 요즘 맘이 참 평안한데 이렇게 평안해도 되는 것인지… 이와 같은 의심이 순간순간 우리의 믿음의 벽을 두드립니다. 신앙체험과 관련하여 일어나는 의심은 어찌 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왜냐하면, 첫째, 신앙체험은 개개인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입니다.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하나님 체험이 일어날 때 사람들은 보통 두려움을 느끼거나 의심을 갖기 마련입..
언젠가 어떤 분에게 영성지도를 줄 때의 일입니다. 한 시간 정도 이루어진 대화가 끝나고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밖으로 향하는 문을 열고 나가자 싱그런 햇살이 온 몸을 감싸왔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제 몸이 꽉 조여져 있었음을 알아챘습니다. 기지기를 크게 한 번 키고 나니 몸이 좀 풀어졌습니다. 차 안에 앉아서 잠시 숨을 고르면서 영성지도 세션 중에 있었던 대화를 곱씹어 보았습니다. 왜 그렇게 몸이 긴장하고 있었을까. 저는 영성지도 세션 중에 피지도자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의 말 뿐만 아니라 그의 표정 변화까지도 낱낱이 살피고 있었고 그가 자세를 바꿀 때마다 나도 자세를 바꾸어 가면서 그의 영적인 움직임과 같은 흐름을 타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몸이 긴장할 수 밖에요. 영성지도..
언젠가, 내가 참석했던 한 소모임에서 어떤 분이 이런 얘기를 했다. 얼마 전 어떤 분에게 예언기도를 받으러 갔는데, 그 분의 예언이 얼마나 신통방통한지, 자신의 상황에 딱 맞았노라고 했다. 지금은 사업을 시작할 때가 아니고 몇 달 후에 시작하면 사업이 잘 될 것이라는 그 예언이 맞아떨어져서, 그 분이 얘기하던 현재, 좋은 장소를 싼 값에 얻었노라고 얘기했다. 그 얘기를 그간 받은 은혜라며 다른 소모임 멤버들에게 다소 자랑스럽게 얘銖求?것을 들은 기억이 있다. 어떤 사회학자에 따르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가운데 안전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어떤 사람이 어떤 일로 불안하게 되면 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하여 어떤 식으로든 행동하거나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앙인들의 삶에 있..
신앙생활 또는 영혼의 순례는 운동(sport)에 견주어 볼 수 있다. 모든 운동은 그 준비과정으로서의 훈련이 있고 훈련의 성숙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게임이 있으며, 그리고 나름대로 정해진 목표가 있다.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도 그러하다. 하나님이 주신바 거룩한 씨앗을 사랑으로 가꾸어나가는 훈련이 있고, 우리의 실제 삶, 특별히 어둡고 힘든 시련을 통해서 그 훈련의 성숙도가 가늠된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예수그리스도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사도 바울은 그의 후배 사역자인 디모데에게 보내는 글에서 자신의 삶을 마라톤에 견주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디모데후서 4:7-8) 신앙생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