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Miscellany/한일장신대학교 협동조합 (29)
생각의 거미줄
"와~~ 식당이 많이 바뀌었네요!!“ 지난 3일 있었던 시무식 중식 만찬에 참여한 외부인사가 줄서서 기다리며 던진 말이다. 그의 감탄은 1년만에 구내식당을 방문했기 때문이리라. 그의 상기된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주변 환경에 민감한 나같은 사람에게 식당은 배를 만족시키는 곳이기 이전에 눈을 만족시키는 곳이다. 예수병원 근처 미가옥이라는 곳은 콩나물국밥도 일품이지만 일자 형의 좁은 식당의 한켠이 훤하게 드러난 주방이어서 식당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친근감과 역동하는 힘을 자극한다. 우리 학교 구내식당은 배식대 근처 벽을 문학동아리 회원들의 칼리그래피 전시공간으로 삼았고, 홀을 구획하면서 책장을 세워 놓았고, 내빈실의 경우 백열등 조명을 활용, 가끔 테이블도 이쁘게 꾸며 보려고 했다. 뻔한 말이지만 흑자..
초등학교 시절 부친개(김치?)를 만들고 났을 때 엄마가 하는 말, "야, 니네 고모보다 훨씬 잘 한다." 이 말(의 덫) 탓인지 40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날 나는 내가 일하는 직장 구내식당에서 김밥을 말고 있었다. 2학기 영업 종료 하루 전, 구내식당의 '개이득' 이벤트 추첨일(이전 10일간 매 끼니 식권 구입자들에게 번호표를 배부, 당첨자에겐 다음 학기 중식 무료 패스 제공 약속) 중식 메뉴를 김밥, 떡볶이, 그리고 오뎅으로 하겠노라는 영양사님의 선포에 이어, 장난인지 진심인지, 교수님 포함해서 당일 아침에 김밥 삼십 줄씩 싸야 한다는 조리장님의 말(의 덫)에 걸려 나는 아침 9시 반에 주방으로 향했다. 거기엔 이미 계란 지단, 햄, 우엉 등의 재료가 준비되어 있었다. 오메, 김발도 없는데, 김밥이 ..
마흔 아홉번째 생일이었던 지난 8월 26일에 가게를 오픈한 후 글 하나 써서 올리기 힘들 정도로 바빴고 정신 없었다. 이사들과 나 자신을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가졌던 우려가 현재까진 그저 기우로 전락할 듯 보인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구내식당을 찾고 있고, 생각보다 좋은 코멘트들이 손님들로부터 흘러 나오고 있다. 준비과정을 짧지 않게 가졌지만 막상 오픈하고나니 모든 게 두서가 없고 아직까지 비체계적이다. 더군다나 오픈 후 일주일이 지나기도 전에 조리사 한 사람이 사의를 표하는 바람에 더욱 그렇게 된 것 같다. 급한대로 조리장을 비롯한 다른 직원들이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봉사 과목(1학점)을 협동조합에서의 봉사를 통하여 이수할 수 있다는 연락을 완주군자원봉사센터로부터..
마흔 아홉번째 생일이었던 지난 8월 26일에 가게를 오픈한 후 글 하나 써서 올리기 힘들 정도로 바빴고 정신 없었다. 이사들과 나 자신을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가졌던 우려가 현재까진 그저 기우로 전락할 듯 보인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구내식당을 찾고 있고, 생각보다 좋은 코멘트들이 손님들로부터 흘러 나오고 있다. 준비과정을 짧지 않게 가졌지만 막상 오픈하고나니 모든 게 두서가 없고 아직까지 비체계적이다. 더군다나 오픈 후 일주일이 지나기도 전에 조리사 한 사람이 사의를 표하는 바람에 더욱 그렇게 된 것 같다. 급한대로 조리장을 비롯한 다른 직원들이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봉사 과목(1학점)을 협동조합에서의 봉사를 통하여 이수할 수 있다는 연락을 완주군자원봉사센터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