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Miscellany/한일장신대학교 협동조합 (29)
생각의 거미줄
단체급식소의 조리 업무는 중노동에 속하고 아침식사 당번은 중중노동에 속한다. 따라서 아침식사 전담 조리사를 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이것을 조리사 공채과정을 진행하면서 알게 되었다. 마땅한 분을 찾지못하여 마음이 조급해질 무렵, 일전에, 알바로라도 근무할 생각이 있냐,고 물으면서 이력서를 받아 놓았던 한 지원자가 아침식사 전담을 흔쾌히 수락하였다.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하늘이 허락한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잘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단돈 얼마의 손익계산으로 인하여 인연을 놓치거나 망각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그러나 또한 사적인 감정으로 인하여 공무를 그르치지 않도록 단호하게 해 나가고자 하는데, 잘 될는지. 잠시라도 머리를 식히려고 휴가를 자청했는데, 머리가 잘 식지 않는..
어제 하루 산책을 거른 보리는 오늘 아침 아빠가 눈을 뜨자마자 '밖에 언제 나가요?'라는 눈빛을 보냈다.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니 보리는 이미 오래전에 잠에서 깬 듯 했다. 어젯밤 내일 이른 아침 선선할 때 반드시 보리를 산책시킨다는 엄마와 아빠사이의 계약을 보리는 들었을 것이다. 밖에는 바람이 꽤 불고 있었다. 20여분 돌아다니다 보니 땀이 나기 시작했고 우리는 발길을 돌렸다. 집 안으로 들어 온 보리는 잠시 물을 마시고 이내 휴식 모드에 돌입하여 글을 쓰는 지금 내 옆에 없다. (그런데 어느새 소파 옆에 엎어져 있넹 ㅎ) 산책을 기다리는 보리처럼, 구내식당의 시작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중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오늘 오전에 길게 이어질 직원회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우리학교 저술지원사업 명..
어둡고 축축했던 날씨만큼 마음도 그러했던 것 같다. 협동조합의 인사와 노무를 업체에 위탁하는 게 가져올 효과에 대하여 뭔가 마음의 정리가 되지 않았던 까닭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교수이사모임에 참석하기 위하여 산길을 돌아 학교로 향하는 내리막길에 접어들었을 때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어느 쪽이든 좋을 것이다! 모처럼 이혜숙 교수님이 오셨다. 여러가지 바쁜 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회의 내내 집중력을 보이시면서 숱한 현장경험과 인생 노하우를 바탕으로 논의에 참여하셨다. 회의에 참여하신 분들 가운데 업체에 위탁하는 게 타당해보인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공감대가 형성된 이상 길은 명확해졌다. 인테리어 마스터플랜이 70%정도 된 것 같고, 어느 정도의 재정을 투자할 수 있을지도 감이 온다. 마스터플랜을 돌아..
장마가 끝나니 매미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흡족한 수분을 섭취한 텃밭에는 잡풀의 생장이 사뭇 왕성하여 그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다는 기세다. 6월 하순에 심은 오이 모종의 키가 어느 덧 가슴팍에까지 이르고 있다. 협동조합 역시 비지니스의 한 형태이므로 투자 대비 손실이 있어서는 안 되고, 학교 협동조합이므로 송사에 휘말려서도 안 되며, 이에 참여하는 여러 사람들의 명예가 실추되거나 훼손되어서도 안 된다. 말하자면, 경제적 손실, 송사, 명예 훼손 모두 중요한 경계 대상이다. 구내식당 개업을 한 달 정도 앞 둔 시점에서 우연한 기회에 컨설팅 업체와 연결이 되었고 어제는 업체 대표이신 모 교회 장로님을 채 교수님과 함께 만나서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만남 후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인사와 노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