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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거미줄
털이 많고 배를 까기 좋아하는 이웃집 강아지 토리가 요즘 들어 자주 눈에 띈다. 모든 사람들에게 그러는 것 같기는 한데, 나를 보면 일단 발라당 누워서 기다린다. 처음 볼 때부터 그랬고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보리는 '토리다!'라는 우리 식구들의 소리가 났다 하면 쏜 살같이 문쪽으로 달려나가 토리의 근황을 살피고 마침내 조우하면 상대와 함께 부드럽게 교통한다. 어제도 하루 종일 여러 가지 작업을 진행했다. 적지 않은 공정들이 구내식당을 놀이터로 만들고자 하는 기획을 구현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프리미엄 Wi-Fi 설치를 마쳤고, TV 설치를 위한 기초 준비를 마쳤다. 구내식당을 벗어난 화장실에서조차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게 되었고 대형 스크린을 통한 축구 응원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름을..
어제의 용사들이 아니라 앞으로의 용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컨설턴트와의 만남의 자리를 빌어 처음으로 영양사와 조리사들이 한 테이블에 앉았다. 간단히 소회를 어필하는 틈에 영양사님은 이렇게 조리사님들의 면면을 보고 대화를 나누니까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작지 않은 급식소를, 생뚱맞게 협동조합이, 그것도 말로 먹고사는 교수들이 중심이 되어, 영리가 아닌 학생복지에 초점을 맞춘다고 하니 적잖이 부담이 되어왔으리라. 영양사님에게 더 부담이 될 법한 협동조합의 주문은 주 1회 구내식당 특설무대에 올라 대략 5-10분간 주간 메뉴 안내 및 이벤트 등에 대해서 스피치를 해달라는 것. 그런 것도 해야하냐며 당황하시는 분에게, 제 예상에 영양사님, 왠지 잘 하실 것 같다고 진심 만땅의 멘트를 날렸으니 과연 어떤 일이 ..
이른 아침부터 내린 가랑비 덕에 세상이 시원해지고 마음은 차분해졌다. 우리 학교 졸업생으로서 담임전도사 사역을 하면서 공업사 일을 보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수 같은 실력을 보유한 축구광이어서 나의 애정을 수렴하고 있는 황현호 씨가 사장님 아버지를 모시고 구내식당의 각종 문 수리 차 방문하였다. 출입문들을 다 떼내어 손을 보았고 주방 쪽 영양사 실 문도 손을 보았다. 문이 부드럽게 움직이니 마음도 부드러워진다. 월요일 아침 익산에서부터 달려온 부자 덕분에 구내식당을 들고 나는 사람들의 마음이 보다 편안할 것이다. 한쪽에서는 시트지 제거 및 새로 부착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오늘 배달온 제습기 두 대는 각각의 공간에서 열 일 하고 있다. 페이스북 2019.8.12
구내식당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특유의 냄새에 사로잡힌다. 그저 반지하 건물 특유의 냄새려니 하면서 수년을 보내다가 최근 그 원인을 알게 되었는데, 막막했다. 이걸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전문가를 불러서 작업 의뢰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게 하자면, 일단 섭외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이고, 예산에 없던 경비가 지출되어야 할 것이다. 그냥 한 번 달려 들어볼까. 나 혼자라면 어림 없었을 것이다. 신학과의 맥가이버 임 가이버님이 (아마도 이런 더러운 일인줄 꿈에도 모른 채) 도움 요청에 기꺼이 응답하여 혈혈단신으로 등장하였다. 결국 우리 둘 그리고 팀장님, 김 전도사님 이렇게 네 사람은 팔을 걷어부치고 마스크를 올려 쓴 채 작업 개시, 그리고 5시간여만에 작업 완료. 미진한 부분은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