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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거미줄
'불완전의 영성'이라는 개념을 활용하여 닛사의 그레고리의 영성신학을 조명함.
이번 주일 예배의 초대의 말씀(총회 공동성서정과에 따라), 시편 22편을 읽다가, 24절에서 갸우뚱. "그는 곤고한 자의 곤고를 멸시하거나 싫어하지 아니하시며" (개역개정) 곤고한 자의 곤고를 싫어하지 아니한다? 싫어하지 않는다, 의 주체는 하나님일테고... 곤고라는 표현이 일상적인 용어가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느낌이 다가오지 않는데... 공동번역을 보니 아하. "내가 괴로와 울부짖을 때 귀찮다, 성가시다 외면하지 않으시고" (공동번역) 누군가 내게 뭘 간절히 요청할 때 그의 사정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그의 말이 귀찮고 성가시게 들릴 때가 종종 있는 법. 그러나 하나님의 귀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말. 참으로 인간적이면서도 동시에 비인간적인(inhumane) 면모!! 마음이 맑다는 뜻일까. 마음이 텅 비..
바쁜 너는 무섭다 바쁜 너는 성난 사람처럼 보인다 너는 땅을 팍팍 걷어차며 걸어간다 너는 발가락과 뒤꿈치와 종아리의 힘줄과 무릎뼈에게 감사할 겨를이 없다 너는 '급한 일이니 힘들겠지만 같이 좀 애써다오' 하고 다리에게 발에게 신발에게 부탁할 틈이 없다... 김사인의 시집 에 들어 있는 시, 나를 화들짝 놀라게 한.
"내 부모는 나를 버렸으나 여호와는 나를 영접하리이다" (시 27:10) 무슨 일로 그의 부모는 그를 버렸을까. 몹쓸 병이 걸려서? 허락하지 않은 결혼을 강행한 탓에? 부모의 지위에 걸맞지 않은 짓을 해서? 부모를 떠나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부모와 대등한 관계에서 살아가는 게 인생의 중요한 과제일진대 그는 그 과제의 수행의 절호의 기회를 부여받은 것일까. 부모에게 버려짐을 통해 그는 인간의 인간됨의 심연/신비에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되는 것일까. 하나님에게 받아들여지는 사태는 부모에게 버려짐의 효과일까. 그렇다 할지라도 부모에게 버려진 건 그에게 있어서 생각보다 가혹한 일일지도. 그에게 하나님은 부모의 대체자(surrogate-)이고 대체부모인 하나님에게까지 버려진다면 그건... 상상하고 싶지 않다!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