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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거미줄
기도는 하나님과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 커뮤니케이션 안에서 일어나는 특징 중의 하나는 상처입은 기억이 되살아난다는 것입니다. 그 기억은 수십 년이 지난 것일 수도 있고 얼마 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나면서 우리는 그 기억이 인도하는 그 사건 안으로 상상의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 여행은 상처입은 과거로의 여행이기 때문에 때로 실제적인 몸의 고통을 불러 올 수도 있고, 정신적인 차원에서의 대단한 혼란과 불안을 동반할 수도 합니다. 언젠가 어떤 분의 집에 초대받아 갔을 때의 일입니다. 그 분은 영성지도자의 인도에 따른 피정(retreat)에서 일어났던 한 사건을 진솔하게 나누었습니다. 영성지도자의 인도에 따라 기도를 하는 중에, 아주 오래 전의 한 사건으로 여행을 떠나..
어딘가를 향하여 길을 갈 때 가끔 의심이 드는 때가 있습니다. ‘이 길이 맞는 길인가?’ ‘이 건물을 지나는 게 맞는 건가?’ 하고 말입니다. 신앙생활의 긴 여정에서도 이처럼 의심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특히 체험(experience)의 영역에서는 더욱 더 그러합니다. 요즈음 기도하려고 눈만 감으면 뭔가 희끗희끗한 게 보이는데 내가 뭔가 잘 못하고 있는 건지… 요즘 맘이 참 평안한데 이렇게 평안해도 되는 것인지… 이와 같은 의심이 순간순간 우리의 믿음의 벽을 두드립니다. 신앙체험과 관련하여 일어나는 의심은 어찌 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왜냐하면, 첫째, 신앙체험은 개개인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입니다.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하나님 체험이 일어날 때 사람들은 보통 두려움을 느끼거나 의심을 갖기 마련입..
언젠가 어떤 분에게 영성지도를 줄 때의 일입니다. 한 시간 정도 이루어진 대화가 끝나고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밖으로 향하는 문을 열고 나가자 싱그런 햇살이 온 몸을 감싸왔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제 몸이 꽉 조여져 있었음을 알아챘습니다. 기지기를 크게 한 번 키고 나니 몸이 좀 풀어졌습니다. 차 안에 앉아서 잠시 숨을 고르면서 영성지도 세션 중에 있었던 대화를 곱씹어 보았습니다. 왜 그렇게 몸이 긴장하고 있었을까. 저는 영성지도 세션 중에 피지도자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의 말 뿐만 아니라 그의 표정 변화까지도 낱낱이 살피고 있었고 그가 자세를 바꿀 때마다 나도 자세를 바꾸어 가면서 그의 영적인 움직임과 같은 흐름을 타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몸이 긴장할 수 밖에요. 영성지도..
언젠가, 내가 참석했던 한 소모임에서 어떤 분이 이런 얘기를 했다. 얼마 전 어떤 분에게 예언기도를 받으러 갔는데, 그 분의 예언이 얼마나 신통방통한지, 자신의 상황에 딱 맞았노라고 했다. 지금은 사업을 시작할 때가 아니고 몇 달 후에 시작하면 사업이 잘 될 것이라는 그 예언이 맞아떨어져서, 그 분이 얘기하던 현재, 좋은 장소를 싼 값에 얻었노라고 얘기했다. 그 얘기를 그간 받은 은혜라며 다른 소모임 멤버들에게 다소 자랑스럽게 얘銖求?것을 들은 기억이 있다. 어떤 사회학자에 따르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가운데 안전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어떤 사람이 어떤 일로 불안하게 되면 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하여 어떤 식으로든 행동하거나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앙인들의 삶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