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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거미줄
이라는 영화에 보면 자신은 제비족이 아니라 무도예술가라고 주장하는 한 남자가 나온다. 이 남자 역시 춤의 세계로 빠져들기 전까지는 친구 무도예술가를 그저 제비족이라고 비하하고 심지어는 주먹다짐까지 한다. 그런데, 한 번만, 한 번만 춤을 춰 보라는 친구 무도예술가의 강청에 따라 억지로 첫 발을 내딛는 순간… 허걱… 온 몸에 전기가 찌릿찌릿 오고… 이 남자의 인생은 바뀐다. 어느 대리점의 평범한 관리사원에? 무도예술가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자신 안에 엄청난 춤 에너지가 있다는 것을 30여년만에 알아차린 이 사람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만나는 여자들에게 최고의 매너로 대하고 자신을 늘 가꾸어가며 매순간 정성을 다해 살아간다. 이것이 바로 소명을 발견한 사람의 삶이 아닐까. 우리 주변에는 그..
북미주 언어권에서는 아이가 만 두 살이 되면 테러블 투(Terrible Two)라고 부른다. 테러블 투를 우리말로 옮기면 “끔찍한 두 살” 이 된다. 끔찍한 두 살 이라…. 두 살 박이를 키워내는 게 얼마나 고달펐으면 그렇게 부를까. 내 딸이 만 두 살을 훌쩍 넘긴 요즘 그 말이 실감난다. 앨런 그린(Alan Greene, www.drgreene.com)이라는 소아과 전문의는 테러블 투를 가리켜 첫번째 사춘기 箚?부른다. 아이는 온전히 자신의 욕구를 따라 행동하려고 하며 마침내 자신의 힘으로 이 땅에 우뚝 솟고자 하는 독립의지를 표출한다. 만일 부모가 제 1의 사춘기를 맞이한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억압하려 한다면 그 아이는 자신의 진정한 욕구를 저버린 채 부모에게 의존하는 방식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짙은 반..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볼 줄 알아야 사람이지” 하나의 주제를 다섯 개의 에피소드를 통하여 표현한 영화, 에서 대형극장주인인 한 60대 남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앞에 두고 허풍떨듯이 하는 말이다. 참 재미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의 삶이 ‘아름다운 일주일’이 된 이유는 좋은 일들이 마구 생겨서가 아니라 오히려 좋지 않은,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일들을 경험하면서, 그 60대 남자의 말대로, 각각의 에피소드의 등장인물들이 ‘볼’ 줄 아는 눈이 열려가기 때문이다. '본다’는 것은 복이요 능력이다. ‘봄’으로 알게 되고 ‘봄’으로 사랑하게 된다. ‘봄’으로 치유하게 되고 ‘봄’으로 회복하게 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보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산다. 보지 않고, 대신,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에..
"개신교의 영성은 수도원이 아니쟎아요? 산으로 가는 게 아니예요. 요즘 너도 나도 영성을 말하면서 피정이니 침묵기도니 하는데, 그거 좀 뭔가 현실도피적인 것 아닙니까?” 내가 영성을 전공하는 것을 알고 어떤 목사님이 다짜고짜 내게 건넨 말이다. 이 분은 아마도 요즘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영성에 관한 담론 자체에 불만이 많은가 보다. 어쨌거나, 이 분의 말을 분석해 보면, 여기에는 세 가지 대전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수도원의 영성은 개신교의 영성이 될 수 없다, 2) 수도원, 피정, 침묵기도는 현실도피적이다, 3) 영성은 현실도피가 아니다. 아마도 이와 같은 대전제는, 그것이 맞든 틀리든간에, 적지 않은 개신교인들이 갖고 있는 영성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싶다. 나는 이 글에서 영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