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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거미줄
텃밭 치고는 좀 넓은 편이다. 다소 우둔해보이기까지 할 나의 목표는 은퇴 후, 매년 3월부터 9월까지, 월 평균 10만원 상당의 과채류를 텃밭에서 얻을 수 있도록, 은퇴할 때까지 훈련하는 것이다. 이곳에 이사를 온 4년 전, 그렇게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으로는 10만원은 어려울 것 같고, 한 5-6만원?^^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비닐하우스가 있어야 한다.^^ 올 해엔 목조 비닐하우스 하나 꼭 짓고 싶은데, 그럴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다. 이러나 저러나 농사는 일이 많다. 내가 일하는 학교에 대략 2천평 정도의 농장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상하수도와 전기가 들어오는 건물 한 채, 농기구 보관 창고 한 채, 그리고 자연농법으로 짓는 텃밭 1천평 정도, 그리고 500평 정도 규모의 비닐하우..
작물들의 생명력이란 인간 이상인 것 같은데, 그 중에서도 머위, 페파민트, 그리고 아스파라거스, 토마토 같은 것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먼저, 머위. 머위는 여러 면에서 괜찮은 식물인데, 우리 집 식구들은 나를 비롯해서 그것을 요리해 먹는 데에는 익숙치 않고 또 뭐 그렇게 좋아하는 편도 아니어서 딱 한 두 포기만 있어도 괜찮은데 이곳으로 이사 온 4년전 윗 집 아저씨가 주신 것이 지금은 우리 집과 우리 집 위 밭의 경계부분의 1/3을 점령한 상태이다. 그 경계엔 불충분한 조경석 사이로 풀의 향연이 펼쳐지곤 하기에 작년엔 산 철쭉을 잔뜩 사서 심었었다. 근데, 풀의 향연 속에서 그렇게 생명력 좋은 철쭉들이 시름시름 앓기까지 했고, 더욱이 작년 가을에 나의 무분별한 가지치기 탓에 철쭉의 생장이 매우 더디..
블루베리 두 그루는 동네 전문가에게 5년생짜리로 구입했던 것이고 한 그루는 남부시장의 한 종묘상에서 작년 봄에 구입했던 것인데, 작년의 경우 결국 세 그루로부터 얻은 블루베리 갯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정처 없이 떠도는 새로부터 해서 상주하는 녀석들까지 연한 녹색의 블루베리 열매가 맺히기 시작할 즈음부터 따먹기 시작한 까닭이다. 올 해엔 그물을 인터넷을 주문해서 그물을 쳤기에 아직까지 단 한 알의 낭비도 없었다(고 자부한다.) ㅎㅎ. 녀석들. 어떤 녀석은 그물이 부딪혀 갈 길을 잠시 잃었다가 부리나케 어디론가 날아가는 것을 내가 목격하기도 했다. 쌤통이다. 블루베리 나무 사이에 당근을 심었다. 당근은 심기만 하면 당근 잘 자라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작황이 좋았던 편인데도, 전혀 만족스럽지 못했었다. ..
작년 여름 대부분의 시간을 토마토를 삶아서 주스를 만드는데 사용한 것 같은 인상이 남아 있을 정도인데, 올 해도 토마토를 많이 심은 탓에 벌써부터 괜시리 걱정된다. 올 여름엔 작년과 달리 하지 않으면 안 될 큰 일들이 두 개나 있으니... 올 해 나는 두둑을 만들지 않고 토마토를 심었다. 꼭 게을러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 왠지 그냥 해보자 싶은 마음이 들어서 그랬는데, 토마토란 녀석이 워낙에 생명력이 강하니까 크게 무리는 없을 거라 예상하고 있다. 정선웅 목사님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자연농법을 흉내내어서 작년부터 가급적 풀을 뽑지 않고 베어서 그 자리에 두고 있는데, 토마토 밭은 벌써 두 번이나 풀을 베었다. 간격을 좀 더 넓게 했어야 했는데, 항상 그 놈의 욕심이 문제다. 한 주라도 더 심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