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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거미줄
협동조합의 예비직원 중 한 사람이 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있음을, 카톡방에서 일정 논의하는 중 알게 되었다. 예비직원 정기회의에 참석하느라 지난 2월부터 멀리서 직행버스를 타고 왔다갔다 하곤 했는데, 배탈로 고생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맘이 편하지 않았다. 협동조합이라는 모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를 꽤나 의지하고 있는 것 같다. 구내식당 운영에 뛰어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현재 팀장을 맡고 있지만 당시엔 석사논문을 준비하는 대학원생이었던 이 분에게 참여 의사를 물었다. 만일 그가 부정적인 답을 했더라면 나는 아마도 생각을 발전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는 그의 대답에 나는 큰 위로를 받았고, 마침내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데, 이런 종류의 위로를 나는 이미 많은 이들에..
낮에는 30도 정도 되는 바람에 가까스로 야외 물놀이를 할 수 있었지만 오후 5시쯤 되니 꽤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아중리에 가서 밥을 먹고 나니 비가 오고 있었다. 기대하지 않았건만 저녁 무렵 또 다른 누군가가 영양사 이력서를 보내왔고, 면접이 예정된 조리사 지원자가 급하게 이력서를 보내왔다. 이력서는 참으로 간단하지만 천천히 들여다 보면 사람이 보인다. 영양사 지원자는 나이와 경험은 많지 않지만 곁들인 자기소개서를 통해서 자신의 장단점을 나름대로 잘 피력하고 있었다. 조리사의 경우, 지난 주간에 전화로 20분 가량 통화했었는데, 전파를 타고 넘어오는 목소리에 꽤 안정적이면서도 성실한 성품의 느낌이 묻어 있었다. 협동조합은 출자와 운영을 공동으로 하는, 비지니스의 한 형태이다. 우리 학교 협동조..
토요일 아침, 텅 비어 있을 것 같은 사랑관에 교수 이사들이 모여 들었다. 구렁이 담넘어가듯 회의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이사장이신 채은하 교수님이 기도하자고 제안하셔서, 어색한 기분을 억누르며 함께 기도를 드렸다. 채 교수님은 아침에 눈을 뜨면 구내식당 운영에 관한 생각이 나서 기도하게 된다는, 간증에 가까운 얘기를 들려 주셨다. 최재선 교수님은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이 일의 효과에 대해서 보다 진중하게 생각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셨다. 영양사와 조리사 채용 공고에 대한 경과보고를 내가 하고 지원자 면접에 관한 얘기를 잠시 나누었다. 그리고 이영기 교수님이 구내식당 인테리어에 대한 컨셉을 제안했고,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인터리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만들어가는 단계이지만, 이런 아이디어..
매년 호박을 심었다. 작년의 경우 늙은 호박 괜찮은 게 대 여섯 개나 되었으나 우리는 하나도 먹지 않았다. 그래서 올 해는 호박은 그만두고 단호박만 두 개 심었다. 단호박은 한 여름 바베큐할 때 구워먹어도 좋고 쪄서 아침으로 먹어도 좋다. 호박 넝쿨이란 참 신기한 것으로서 어떻게 그렇게 아들 손자 증손자까지 잘 낳고 키워가는지... 올 해 나는 가급적 아들 정도로 만족하기로 하고, 줄기를 단순화했고, 진행방향도 예쁘게 조경석 위로 가도록 방향을 잡았다. 아직까지는 이쁜데, 본격적으로 풀의 향연이 펼쳐지는 7월과 8월에도 그럴지 알 수 없다. 페이스북 2019.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