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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거미줄

두 아이 본문

Miscellany

두 아이

夜虹 2022. 8. 4. 23:43

첫째는 집 나이로 스무 살이 되었고 둘째는 얼마 전 여섯 살이 되었다. 개의 나이는 사람 나이에 일곱 배를 더한다고 하니 둘째는 마흔 살이 넘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렇지만 식구 중 하나는 그런 식으로 동물의 나이를 계산하지는 말자고 채근한다.

 

고창군 공음면에서 완주군 구이면으로 호적을 옮긴 둘째, 보리는 그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저런 포즈로 하루의 상당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조용하고 소심한 게 우리 식구의 일원이 되기에 충분하고, 깊고 길게 사물을 바라보는 한에 있어서 우리 식구의 가장답다. 저 멀리 보이는 것들, 집 밖에서 들리는 가늘고 희미한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다른 식구들의 경외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할 지경이다.

 

오래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가도 평균 기대 수명에 관한 생각이 떠오르면 급 서글퍼지기에 가급적 그런 마음조차 억압하게 된다.

 

페이스북 202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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