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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말

만족

夜虹 2023. 5. 29. 07:06

비가 몹시 내리고 있다는 걸 직접 마당에 나가 보고서 알았다. 나무나 철제판이 덮여 있는 마당 바닥엔 물이 흥건하고, 창고 물받이 홈으로부터 물이 새기도 하고 흘러 넘치기도 하는데 그 기세가 맹렬하다. 이정도 강수량이면 물을 받아두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다라이 두 개를 텃밭 근처로 옮겨 놓았다. 올 해 들어 가장 많은 비가 내린다. 

 

묵상 중에 학교를 플랫폼 삼아 내가 하고 있는 일들, 하려는 일들 등이 한동안 떠올랐다. 그것을 알아차리면서 그런 종류의 것들은 욕망의 표현으로서 충족되지 않는 내적 상태이자 경향에 대한 보상이라는 점이 도드라졌다. 만족하지 못하기에 일을 도모하는 것이고, 만족할 수 있다면 더 이상의 이승의 삶은 필요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들이 일어나고 다시 몇 가지 일들이 심상이 되어 떠돌아 다녔다.

 

어제 묵상에서 나는 명상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깨달았고, 오늘 묵상에서 나는 분심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후자의 경우, 쓸모 있음과 없음에 대한 관습적 태도를 비판하는 '잡초는 없다'라는 말의 뉘앙스와 상응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은 욕망이라는 내적 상태가 말이라는 형식을 빌어서 드러나는 것이고, 욕망하는 주체에게 생각이란 자신에 대한 계시이므로 그것이 분심이 될 수는 없는 것이요, 오로지 관찰의 대상으로서 모종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견지하게 되는 사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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