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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일기 3 본문

Miscellany/한일장신대학교 협동조합

협동조합 일기 3

夜虹 2022. 8. 2. 16:31

협동조합의 예비직원 중 한 사람이 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있음을, 카톡방에서 일정 논의하는 중 알게 되었다. 예비직원 정기회의에 참석하느라 지난 2월부터 멀리서 직행버스를 타고 왔다갔다 하곤 했는데, 배탈로 고생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맘이 편하지 않았다.

 

협동조합이라는 모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를 꽤나 의지하고 있는 것 같다. 구내식당 운영에 뛰어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현재 팀장을 맡고 있지만 당시엔 석사논문을 준비하는 대학원생이었던 이 분에게 참여 의사를 물었다. 만일 그가 부정적인 답을 했더라면 나는 아마도 생각을 발전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는 그의 대답에 나는 큰 위로를 받았고, 마침내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데, 이런 종류의 위로를 나는 이미 많은 이들에게서 받았고, 그들에게 내가 퍽 기대고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학기가 끝날 무렵, 기숙사 사생회장이 홀로 내 연구실을 찾아와, 지난 한 달 동안 사생들이 사용하지 못한 식권 170장을 보여주면서, 협동조합이 운영을 하게 되었으니 의무식권 장수를 좀 줄여달라고 요청하였다. 이 요청에 대한 나의 속셈은 다소 두리뭉실한 것으로서 2학기 첫 한 달간은 이전처럼 하고, 이후에도 사생들이 요청하면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는데, 예비직원 두 사람은 그렇게 하면 협동조합이 운영을 맡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그들의 의견을 듣는 순간, 그래, 그렇지, 당연히 사생들의 의견을 수용해야지, 그래야 협동조합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내 나는 여러 자리에서 그들의 대변인처럼 굴기를 자처하고야 말았다.

 

함께 일한다는 게 이런 건가 싶고, 그래서 이런 모험을 지속하면서도 간헐적인 불안을 견뎌낼 수 있는 것 같다.

 

페이스북 20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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